쿠팡 “영업비밀 공개 우려” vs 공정위 “이미 공개 돼”
쿠팡 측 김앤장, 공정거래 대표 선수 총출동
국내 유통업계 역대 최대 과징금인 1628억원을 부과받은 쿠팡이 공정거래위원회와 맞붙은 소송의 첫 심문 기일이 24일 열렸다. 쿠팡 변호인단이 “공개 재판을 하면 핵심 영업비밀이 유출될 우려가 있다”고 하자 재판부가 비공개 재판으로 전환했다. 변호인단에는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법률사무소의 송무·공정거래 대표 선수로 꼽히는 유해용·김진오·진상훈·신원일 변호사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쿠팡 물류센터에서 상품들이 배송지역별로 자동 분류되고 있다. / 쿠팡 제공
유통업계 역대 최대 과징금 1628억원 부과받은 쿠팡, 공정위 상대로 소송
이날 서울고법 제7행정부(배상원 부장판사)는 쿠팡과 계열사 CPLB가 공정위를 상대로 제기한 시정명령 등에 관한 집행정지 신청에 대한 첫 심문 기일을 열었다.
이 사건의 발단은 공정위가 지난 달 쿠팡에 공정거래법 위반을 이유로 162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시정명령을 내린 것이다. 시정명령은 ‘향후 알고리즘 조작과 임직원을 동원한 후기 작성 등 불법 행위를 하지 말라’는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쿠팡이 검색 순위 알고리즘을 조작하고 임직원에게 제품 후기를 좋게 작성하게 하는 방식으로 소비자가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사도록 유도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에 쿠팡은 이달 초 서울고등법원에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취소하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하면서, 집행정지 신청도 함께 냈다. 본안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시정명령을 중단해달라고 한 것이다. 법원은 시정명령이 쿠팡에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를 준다고 판단하면 본안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집행정지 결정을 내려, 효력을 일시 정지시킬 수 있다.
첫 심문 기일 비공개로 진행… 쿠팡 “알고리즘 등 영업비밀 유출 우려”
이날 첫 심문 기일에서 쿠팡 측은 ‘비공개 재판’을 요청했다. 쿠팡 측은 “알고리즘 같은 경우 사업의 핵심적인 부분들이 유출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알고리즘 뿐 아니라 사업 내용 같은 내밀한 내용들이 언론에 송출될 수 있고 심리 과정 공개로 인한 추가적 피해를 막기 위해 비공개를 요청한다”고 했다.
반면 공정위 측은 “이 사건은 이미 언론에 많이 공개돼 있다”며 “알고리즘의 효과를 양측 모두 인정한 상태에서 그게 정당한 것이냐를 다투는 것이므로 반드시 비공개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배상원 부장판사는 “일단 공개되어선 안 되는 정보가 포함돼 있다고 하는 신청인(쿠팡) 측 의사를 존중해서 오늘은 비공개로 진행하겠다”고 했다. 다만 “(이 사건 내용이) 상당 부분 언론이 공개돼 있어서 모든 과정을 비밀로 해야 할 지는 조금 의문”이라며 “영업비밀, 특히 외부에 공개되어서는 안 된다고 판단하는 부분에 대해선 특정기일을 비공개로 하는 방식을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업계 “사업 모델 유지 여부가 걸린 중대한 고비”
이 사건은 쿠팡이 현재의 사업 모델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여부가 걸린 중대한 고비라는 이야기가 유통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 입장에서는 1628억원이라는 과징금 납부가 문제가 아니라 기업으로 존재 방식 자체에 대한 위협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쿠팡이 김앤장을 법률대리인으로 선임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김앤장은 지난 2월 쿠팡이 납품업체에 갑질을 했다는 이유로 부과받은 공정위 과징금 32억9700만원과 시정명령을 취소하라는 서울고법 판결을 받아낸 바 있다. 한 대형 로펌의 변호사는 “김앤장이 쿠팡을 대리해 공정위 상대로 승소 판결을 받아낸 경험이 있는 점, 다른 로펌에 사건을 맡기게 되면 기업 비밀이 퍼져나갈 수 있다는 점 등이 법률대리인 선임에 고려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소송에는 김앤장의 송무·공정거래 대표 선수급이 모두 이름을 올렸다.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출신 유해용(사법연수원 19기) 변호사가 대표적이다. 김앤장 공정거래팀을 이끄는 김진오(26기) 변호사와 서울고법 공정거래 전담 재판부 출신 진상훈(29기) 변호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출신 신원일(32기) 변호사도 이 사건을 담당한다.
반면 공정위는 역시 법조계 공정거래 전문가로 알려진 법무법인 한누리의 서정(26기) 대표변호사와 법무법인 지음 김설이(34기) 대표변호사가 대리하고 있다.
이현승 기자 nalhs@chosunbiz.com
https://biz.chosun.com/topics/law_firm/2024/09/24/KHOKJFHAAVCALDQXOD3LQ633EI/?utm_source=naver&utm_medium=original&utm_campaign=biz
쿠팡 “영업비밀 공개 우려” vs 공정위 “이미 공개 돼”
쿠팡 측 김앤장, 공정거래 대표 선수 총출동
국내 유통업계 역대 최대 과징금인 1628억원을 부과받은 쿠팡이 공정거래위원회와 맞붙은 소송의 첫 심문 기일이 24일 열렸다. 쿠팡 변호인단이 “공개 재판을 하면 핵심 영업비밀이 유출될 우려가 있다”고 하자 재판부가 비공개 재판으로 전환했다. 변호인단에는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법률사무소의 송무·공정거래 대표 선수로 꼽히는 유해용·김진오·진상훈·신원일 변호사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쿠팡 물류센터에서 상품들이 배송지역별로 자동 분류되고 있다. / 쿠팡 제공
유통업계 역대 최대 과징금 1628억원 부과받은 쿠팡, 공정위 상대로 소송
이날 서울고법 제7행정부(배상원 부장판사)는 쿠팡과 계열사 CPLB가 공정위를 상대로 제기한 시정명령 등에 관한 집행정지 신청에 대한 첫 심문 기일을 열었다.
이 사건의 발단은 공정위가 지난 달 쿠팡에 공정거래법 위반을 이유로 162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시정명령을 내린 것이다. 시정명령은 ‘향후 알고리즘 조작과 임직원을 동원한 후기 작성 등 불법 행위를 하지 말라’는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쿠팡이 검색 순위 알고리즘을 조작하고 임직원에게 제품 후기를 좋게 작성하게 하는 방식으로 소비자가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사도록 유도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에 쿠팡은 이달 초 서울고등법원에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취소하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하면서, 집행정지 신청도 함께 냈다. 본안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시정명령을 중단해달라고 한 것이다. 법원은 시정명령이 쿠팡에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를 준다고 판단하면 본안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집행정지 결정을 내려, 효력을 일시 정지시킬 수 있다.
첫 심문 기일 비공개로 진행… 쿠팡 “알고리즘 등 영업비밀 유출 우려”
이날 첫 심문 기일에서 쿠팡 측은 ‘비공개 재판’을 요청했다. 쿠팡 측은 “알고리즘 같은 경우 사업의 핵심적인 부분들이 유출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알고리즘 뿐 아니라 사업 내용 같은 내밀한 내용들이 언론에 송출될 수 있고 심리 과정 공개로 인한 추가적 피해를 막기 위해 비공개를 요청한다”고 했다.
반면 공정위 측은 “이 사건은 이미 언론에 많이 공개돼 있다”며 “알고리즘의 효과를 양측 모두 인정한 상태에서 그게 정당한 것이냐를 다투는 것이므로 반드시 비공개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배상원 부장판사는 “일단 공개되어선 안 되는 정보가 포함돼 있다고 하는 신청인(쿠팡) 측 의사를 존중해서 오늘은 비공개로 진행하겠다”고 했다. 다만 “(이 사건 내용이) 상당 부분 언론이 공개돼 있어서 모든 과정을 비밀로 해야 할 지는 조금 의문”이라며 “영업비밀, 특히 외부에 공개되어서는 안 된다고 판단하는 부분에 대해선 특정기일을 비공개로 하는 방식을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업계 “사업 모델 유지 여부가 걸린 중대한 고비”
이 사건은 쿠팡이 현재의 사업 모델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여부가 걸린 중대한 고비라는 이야기가 유통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 입장에서는 1628억원이라는 과징금 납부가 문제가 아니라 기업으로 존재 방식 자체에 대한 위협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쿠팡이 김앤장을 법률대리인으로 선임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김앤장은 지난 2월 쿠팡이 납품업체에 갑질을 했다는 이유로 부과받은 공정위 과징금 32억9700만원과 시정명령을 취소하라는 서울고법 판결을 받아낸 바 있다. 한 대형 로펌의 변호사는 “김앤장이 쿠팡을 대리해 공정위 상대로 승소 판결을 받아낸 경험이 있는 점, 다른 로펌에 사건을 맡기게 되면 기업 비밀이 퍼져나갈 수 있다는 점 등이 법률대리인 선임에 고려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소송에는 김앤장의 송무·공정거래 대표 선수급이 모두 이름을 올렸다.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출신 유해용(사법연수원 19기) 변호사가 대표적이다. 김앤장 공정거래팀을 이끄는 김진오(26기) 변호사와 서울고법 공정거래 전담 재판부 출신 진상훈(29기) 변호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출신 신원일(32기) 변호사도 이 사건을 담당한다.
반면 공정위는 역시 법조계 공정거래 전문가로 알려진 법무법인 한누리의 서정(26기) 대표변호사와 법무법인 지음 김설이(34기) 대표변호사가 대리하고 있다.
이현승 기자 nalhs@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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